노회찬, 이번에는 호적법 겨냥 “목적에 따라서만 개인정보 공개하자” 

[데일리 서프라이즈 2005-08-22 19:49]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검사들의 실명을 과감히 공개하며 지난
총선에 이어 다시 한 번 ‘스타의원’으로 떠오른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이번에는 호적법에 눈을 돌렸다. 

노 의원은 22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인권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목적별신분등록법제정을위한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과
함께 ‘목적별공부에관한법률안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현 호적법을
대체할 목적별 신분등록제 법안 준비를 본격화했다. 

노 의원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정부가 제출한 새 신분등록제 법안은
호적 편제 단위만 개인으로 바꿨을 뿐 가족과 혈연관계를 통해 신분관계를
증명함으로써 사생활을 침해하고 호주제 폐지의 진정한 의미를 살리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의 정보 유출 방지를 위한 신분 증명의 목적에 맞는 개인
정보만을 공개토록 하는 ‘목적별 공부에 관한 법’ 제정안을 9월 국회
중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출생부, 혼인부, 사망부 따로 있는 사건별 등록제 

이날 발제자로 나선 윤현식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제4정조위
정책연구원은 현행 호적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가족 내에서 남성의 우월적
지위를 규정한 조항들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는 양성평등이라는 헌법의
이념과 인권보장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연구원은 현행 호적법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 △호적부에 과도하게 많은
개인정보를 한꺼번에 유출시키게 하는 것 △혈연 중심의 가족관계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이른바 ‘정상가족’이 아닌
다른 형태의 가족들을 보호할 수 없는 점 등을 들었다. 

이에 따라 윤 연구원은 “민법이 개정된 것에 맞춰 현행 호적법상 호주의
승계, 입적, 취적, 복적 등의 규정이 완전히 삭제돼야 한다”고 밝히며
출생부, 혼인부, 사망부, 신분변동부, 혼인변동부 등 목적별로 각 공부를
따로 만드는 목적별신분등록법의 도입을 주장했다. 

목적별신분등록법이란 기존의 호주 중심의 가족편제 등록부에서 각 개인이
겪게 되는 사건별 등록부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신분등록법으로서 여성단체와 인권단체 등 시민사회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 법안은 신분등록에 관한 각 공부를 크게 등록부와 변동부로 나누고
등록부에는 출생부, 혼인부, 사망부 등을, 변동부에는 신분변동부와
혼인변동부 등으로 다시 나누게 된다. 

호주를 기준으로 하는 현행 가족별 편제방식은 한 개인의 가족관계에 대한
정보가 불필요하게 많이 포함돼 있어 신분공개의 목적과 맞지 않는
개인정보의 유출, 사생활 침해 등의 우려가 다분하다는 게 이 법안을
지지하는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편 대법원은 목적별신분등록법안과는 별개로
‘신분관계의등록및증명에관한법률안’을 제출한 상태다. 

대법원안은 1인1적 편제 방안에 기본가족별 편제방안과 목적별 편제방안의
요소를 결합한 것으로 국민 개개인마다 하나의 신분등록부를 만들어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부모, 자녀의 신분정보를 기재토록 하는
방안이다. 
백만석 (wildpioneer@dailyseop.com)기자